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와의 소송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27일, 현대카드 다빈치 모텔에서 열린 강연에서 민 전 대표는 “나는 이길 것”이라며 승소를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강연은 단순히 소송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었습니다. 과연 민 전 대표는 이번 강연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을까요?
“도파민” 기대는 유튜브 꺼달라… 눈물의 기자회견 언급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는 27일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린 ‘2024 현대카드 다빈치 모텔’에서 ‘K팝의 공식을 깨는 제작자, 민희진의 프리스타일’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민 전 대표는 강연 시작 전 “이 자리는 케이팝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자리다. ‘도파민’을 기대하시는 분들은 유튜브 꺼달라”며 솔직한 발언으로 청중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이어 그는 지난 4월과 5월 두 차례의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도파민’이라는 표현을 좋아하진 않는다. 내 기자회견은 인생에서 최악의 상황일 때였기 때문에 ‘도파민’이 와 닿지 않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특히 자신이 ‘밈’이 된 것에 대한 상처를 토로하며 “나는 내가 ‘밈’이 된 게 너무 상처였다. 제가 힘들게 얘기했고, 처절한 이야기인데 희화화돼서 밈이 되는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고백했습니다. 다만 “후련은 했지만 씁쓸했는데 지인들이 보내준 것들에 웃음이 나서 넘겼다. 슬퍼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민 전 대표는 13년 전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던 사실을 공개하며 “스트레스를 잘 풀지 못한다고 의사 앞에서 울었는데 너무 힘들면 욕이라도 하라고 하더라. 대놓고 욕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술·담배를 전혀 안 하는데 유흥으로 스트레스를 풀지도 않는다. (지난 4월 하이브 사태 관련 1차) 기자회견 이후 혈색이 돌았던 게 하고 싶은 말을 해서 풀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진스 뮤직비디오 감독 언급하며 “노터치” 강조
민 전 대표는 총괄 디렉터로서의 역할을 이야기하며 뉴진스의 뮤직비디오 제작을 담당한 신우석 감독을 언급하며 “나는 어렸을 때부터 본질과 태도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고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게 숙제였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항상 주제 파악을 하는 것, 본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뉴진스의 ‘ETA’와 ‘디토’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신우석 감독을 예로 들며 “신우석 감독은 절대 노터치다. 건드리면 집에 간다고 하는 아티스트”라고 밝혔습니다. 뉴진스의 작업물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노터치’였다는 설명입니다. 민 전 대표는 “프리랜서(외주)로서 최대한 자유롭게 하셨지만, 이 감독님을 움직인 게 내 방향성이다. 공감대가 맞아서 이 일을 할 수 있었다”고 협업 과정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청중들을 향해 “자기가 수준 높은 디렉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민 전 대표는 “신 감독님이 우리 것을 찍고 모든 기획사에서 일이 들어오셨다”며 “그런데 그 분들이 약간 왜 우리랑 하기 전에 그 감독님과 안 했을까 하는 것”이라고 의문을 품었습니다. 잘 된 결과물을 보고 뒤늦게 ‘OO처럼’ 해달라고 뛰어들면 뒤처진다는 것. “누구 잘 되면 우르르 가니까 2등, 3등 되는 것”이라며 “남들이 했던 사람이랑 하지 말아라. 잘하는 사람한테 맡겨도 다른 스타일로 해달라고 해라. 그러려면 자신도 수준 높은 디렉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진스 탄생 배경 공개… “작곡가가 총괄 프로듀싱 하면 안 좋다고 생각했다”
민희진 전 대표는 그룹 뉴진스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그는 “문화가 다양하고 방대한데, 대중문화는 그 방대한 것 중에 요것만(일부만) 한다. 그게 아쉬워서, 그걸 없애고 싶어서 만든 팀이 뉴진스”라고 뉴진스 탄생 배경을 밝혔습니다.
민 전 대표는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의 총괄 프로듀싱을 작곡가가 맡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일침을 놨습니다. “급기야 음악도 내가 하고 싶더라. 작곡가가 총괄 프로듀싱 하면 안 좋다고 생각했다”며 “각자 자기 습관이 있는데, 음악이라는 소스를 작곡가가 하는 게 맞나 어렸을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성공의 관행에 따라오는 세태를 비판하며 “남들이 성공해왔어 그대로만 하는, 그 시대를 한번 끊어보고 싶었다. 그건 입시에서나 통용된다”며 “아트는 그것과 반대로 가야 잘 된다. 계속 유연하게 바꿔줘야 하는 게 문화”라고 강조했습니다.
SM·하이브 슬로건 언급하며 “문화는 기술화해서는 안 된다” 강조
민희진 전 대표는 전 직장인 SM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의 슬로건에 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SM의) ‘컬쳐테크놀로지’라는 슬로건이 마음에 안 들었다. 컬쳐에 테크놀로지가 오히려 없어야 한다, 그래야 증식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하이브 슬로건 ‘위 빌리브 인 뮤직’도 내가 만들었다. 브랜딩 하며 각자의 회사에 소울을 넣어준 것”이라고 돌아봤습니다.
그는 ‘이 일(엔터산업)을 기술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모토로 일했다고 밝혔습니다. “문화는 그래야 한다”는 소신도 드러냈습니다. 아트와 비즈니스를 결합해 나오는 시너지를 기대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건 ‘개차반 된 결과물’이었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는 “언제 특히 화났냐면, 내가 기껏 애써서 만들어 둔 뭔가를 사업한다는 아저씨들이 가져가서 개차반 만들어 놓는 것이었다”며 “결말이 항상 ‘저것들이 내 결과를 망치고 있어’였다. 그래서 저걸 내가 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총괄 프로듀싱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털어놨습니다.
하이브와 소송, “나는 이길 것” 자신감… “집 팔아야 할 것” 솔직 고백
민 전 대표는 그룹 뉴진스의 총괄 프로듀싱을 맡게 된 이유에 대해 “문화가 다양하고 방대한데, 대중문화는 그 방대한 것 중에 요것만(일부만) 한다. 그게 아쉬워서, 그걸 없애고 싶어서 만든 팀이 뉴진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하이브와의 분쟁 중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경영과 프로듀싱의 통합과 분리’에 관한 소신도 밝혔습니다. “나는 둘을(경영과 프로듀싱을) 분리하면 이 일을 할 이유가 없었다. 회사를 차려서 돈을 벌고 싶었던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의 소송전을 거치며 소송비만 23억에 육박했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그는 “소송비 때문에 집을 팔아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집 없었으면 어떻게 했지 돈이 없으면 못 싸우니까,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다”는 말로 현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민 전 대표는 욕설을 섞어가며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쥐어 패고 싶은데, 그러려면 나도 미친듯이 소송을 해야 한다. 돈이 없으면 소송도 대응도 못 한다. 천만 다행이다. 남편과 자식이 없는 것도 감사했다”면서 “그러니까 와 XX나 이거 이거야 겠다(싶었다)”고 하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하이브 주장에 대해 “분위기 파악이 아예 안 됐다”며 반박
그는 그간 분쟁의 이유가 된 키워드도 하나씩 짚었습니다. “나는 회사를 나간다고 한 적이 없다”고 강조한 민 전 대표는 “이런 싸움을 못 하게 하고 싶었다. 누가 X맞아 줘야, 버텨줘야 과정이 생기는거다. 4월 22일부터 X맞으며 왔다. 나는 뭔지도 모르는데 찬탈을 했다고 하더라. 분위기 파악이 아예 안 됐다“고 하이브가 주장한 ‘경영권 찬탈 시도’에 관해 해명했습니다.
소송 결과도 미리 점쳤습니다. “내가 이길 것”이라고 단언한 민 전 대표는 “왜 장담하냐면 죄가 없다. 없는 죄를 만들 수가 없다. 아무리 거짓말 하고 부풀려도 (이길 거다). 어떤 과정을 고치려면 그 X같음을 버텨야 한다. 겪으니 알겠더라”고 말했습니다. ‘집순이’인 탓에 유흥을 즐기지 않았다며 “변호사들이 (보통) 법카에서 털려서 망신을 당할 우려가 많아서 백기 투항을 한다고 하는데, 이 정도 올 수 있는 건 털릴 게 없어서다. 이유를 만들어서 털고있는데,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취업사기” 질문에 “덫에 걸린 것” 답변… 뉴진스에 대한 애정 드러내
이어 “이건 희대의 사건이다. 내가 다큐를 꼭 찍을거다. 그래서 모든 과정을 다 밝힐 것”이라는 말도 청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는 “여러분들은 기사의 일부를 봐서 모든 인과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현혹되는 거다. 재판장에서는 시시비비를 가리니까. 시간이 걸리는 건 거지같지만 다 밝혀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번 분쟁을 계기로 이직한 민 전 대표에게 ‘취업사기’를 언급하는 목소리도 컸습니다. “(취업사기를) 물으면 내가 빨리 시작하고 싶어서 그랬다. 이렇게 하면 빨리 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덫에 걸린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청중의 탄식과 웃음을 이끌어내며 강연을 이끌어간 민 전 대표는 멤버들을 언급하며 잠시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이 내가 감당할 만큼 주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우리 멤버들도 억울할 거다. 왜 회사를 나가고 싶겠나. 차곡차곡 쌓이다 확 터질 수 있다”고 뉴진스를 향한 걱정과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민 전 대표의 강연은 이날 오후 11시 10분까지 두 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강연 말미엔 뉴진스의 비공개 신곡 데모(미완성 음원)를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이날 강연은 현장에 자리한 청중 외에도 약 2만여 명의 시청자가 온라인으로 지켜봤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민희진 전 대표는 하이브와의 소송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A 민희진 전 대표는 자신이 이길 것이라고 확신하며 승소를 예상했습니다. 죄가 없다는 주장과 함께 하이브의 ‘경영권 찬탈 시도’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분위기 파악이 안 됐다고 말했습니다.
Q 민희진 전 대표는 하이브와의 소송으로 인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나요?
A 민 전 대표는 소송 비용이 23억에 육박하며 집을 팔아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돈이 없으면 소송 대응도 어렵다고 토로하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솔직하게 이야기했습니다.
Q 민희진 전 대표는 뉴진스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A 민희진 전 대표는 뉴진스 멤버들에 대한 걱정과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멤버들이 회사를 나가고 싶어할 만큼 억울할 것이라고 말하며 그들의 상황을 안타까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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